"코로나19 기회 못 살렸다"…글로벌 순위 하락한 韓 유니콘 [신현보의 딥데이터]

입력 2021-12-30 15:46   수정 2021-12-30 17:19


올해 한국의 '유니콘'(기업 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사) 기업은 사상 최다를 기록했지만 글로벌 순위는 전년 대비 2계단 떨어지며 8위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프랑스, 이스라엘 등에선 핀테크, 인터넷 소프트웨어·서비스업체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유니콘이 대거 등장했으나 한국은 전자상거래를 제외한 산업군에서 유니콘 배출이 더뎠던 탓으로 분석된다.
韓 유니콘 사상 최다지만…
글로벌 순위는 6위→8위

30일 한경닷컴이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츠(CB Insights)와 중소벤처기업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국의 유니콘 기업 수는 지난 11월말 현재 총 18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글로벌 8위 수준이다.

지난해까지 한국의 유니콘 수는 총 9곳으로 글로벌 6위 수준이었다. 올들어 유니콘 수는 9곳이 늘어 전년 대비 배 수준으로 증가했지만 글로벌 순위는 2단계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한국 보다 순위가 같거나 떨어졌던 프랑스·이스라엘·독일 등이 한국을 추월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올해 유니콘 대열에 합류한 기업은 두나무, 컬리, 직방, 당근마켓, 버킷플레이스, 오아시스마켓, 엔픽셀 등이다. 이들 기업은 투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기업가치 1조원을 인정 받았다. 산업별로는 두나무와 엔픽셀을 제외하면 모두 플랫폼 기업이다.

한국과 대조적으로 올해 주요국에서는 핀테크, 인터넷소프트웨어·서비스, 사이버보안, 헬스,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산업에서 유니콘 기업이 배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타고 핀테크·인터넷SW 등 유니콘 쏟아졌지만
…한국은 두나무 하나 그쳐

올해 전세계에서 유니콘에 등극한 기업을 가장 많이 배출한 산업 분야는 핀테크였다. 올해 유니콘이 된 핀테크 기업은 124곳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인터넷 소프트웨어·서비스 104곳, 이커머스·D2C(소비자 직거래) 37곳, 인공지능(AI) 32곳, 헬스 35곳, 공급망·물류·유통 25곳, 사이버보안 23곳, 데이터관리·분석 19곳, 에듀테크 12곳 등 순이었다.

각 산업별로 올해 유니콘으로 등극한 기업은 통계가 작성된 2007년부터 2020년까지 14년간 탄생한 전체 유니콘 수의 40~70%에 달했다. 그만큼 올해 관련 산업들이 '폭풍성장'을 했다는 방증이다.

올해 유니콘이 된 핀테크 기업은 지난 14년간 탄생한 핀테크 유니콘 기업의 67%에 달했다. 산업별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어 인터넷 소프트웨어·서비스(63.4%), 사이버보안(60.5%)이 60%대에 달했고, 헬스(56.5%), 데이터관리·분석(54.3%)는 50%를 넘었다. 공급망·물류·유통(49.0%), 에듀테크(44.4%), 인공지능(44.4%) 등은 40%대였다. 한국이 올해 약진한 이커머스·D2C는 38.1%로 상대적으로 비율이 낮았다.

올해 유니콘 기업이 급증한 것은 코로나19 사태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된다. 나수미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디지털 전환 관련 산업들은 기존에도 각광을 받고 있었지만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수요가 한층 증가했다"며 "투자자들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수익성이 날 수 있는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핀테크 신생 유니콘 업체에는 FTX, 디지털커렌시그룹(Digital Currency Group) 같은 블록체인·가상화폐 기업, 딜(Deel)과 젭스(Zepz) 같은 금융서비스 기업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특히 블록체인 및 가상화폐 업체들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2차 투자붐을 맞이했을 뿐 아니라, 블록체인 기술을 통한 디지털 자산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면서 날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인터넷 소프트웨어·서비스 업체들은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나 업무자동화 수요가 크게 늘면서 투자자들이 몰렸다. 에듀테크도 비대면 수업이 늘면서 관련 기업들이 많은 관심을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사이버 보안 및 데이터관리·분석 기업들도 디지털 전환 가속화로 수요가 급증하면서 투자자들의 투자가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헬스 분야 또한 단순히 일반 건강·제약 기업들보다는 캐리스라이프사이언시스(Caris Life Sciences)나 힌지헬스(Hinge Health)처럼 AI·디지털이 접목된 헬스 분야 기업들이 다수 유니콘 기업으로 등극했다.

올해 한국을 제친 독일, 이스라엘, 프랑스에서는 디지털 전환과 관련된 다양한 산업에서 유니콘이 나왔다. 올해 독일은 핀테크 기업 4곳, 인터넷소프트웨어·서비스 3곳, 공급망·물류·유통 2곳 나왔다. 이스라엘은 사이버보안 5곳, 핀테크, AI, 인터넷 소프트웨어·서비스 각각 2곳, 에듀테크, 공급망·물류·유통 각각 1곳의 유니콘 기업이 탄생했다.

지난해 한국과 공동 6위였던 프랑스는 2020년까지 2곳에 그쳤던 이커머스·D2C에서 유니콘이 4곳 나왔다. 핀테크에서도 2곳, AI, 헬스, 인터넷소프트웨어·서비스, 하드웨어에서 각각 1곳의 유니콘 기업이 탄생했다.
한국 빼고 급성장한 산업들, 미래 기술 산업
한국에서 상대적으로 성장이 부족했던 이런 산업은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분야들이다.

채효근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 부회장은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산업간의 융합과 디지털 전환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새로운 시대가 급속히 다가오고 있다"면서 "이런 트렌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다양한 산업에서 유니콘을 육성하기 위해 민·관의 전략적이고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소원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협력팀 팀장은 "디지털 산업은 새로운 서비스와 가치를 표방해야 새로운 얼굴들이 계속 나오는데, 한국은 규제로 이를 막아온 경향이 있다"면서 "규제 혁신을 통해 다양한 산업에서 유니콘을 배출할 수 있어야한다"고 말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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